[스포트라이트] 실화 심층 취재 스토리 - 언론의 역할이란,
- 평점
- 8.5 (2016.02.24 개봉)
- 감독
- 토마스 맥카시
- 출연
- 마이클 키튼, 마크 러팔로, 레이첼 맥아담스, 리브 슈라이버, 존 슬래터리, 스탠리 투치, 브라이언 다아시 제임스, 더그 머레이, 제이미 쉐리던, 엘레나 월, 닐 허프, 빌리 크루덥, 듀안 머레이, 브라이언 챔버레인, 마이클 시릴 크라이튼, 폴 가일포일, 마이클 컨트리맨, 개리 갈론, 로버트 B. 케네디
이걸 밝히지 않으면 그게 언론인입니까?
스포트라이트
지난주, 집에서 티빙을 이용해서 영화를 봤다.
무엇을 볼까 하다가 가톨릭교 내의 스캔들을 파헤친 집중 취재 기자팀의 실화 스토리라고 하기에
스포트라이트를 골라 보게 되었다.
자극적인 내용은 빼고 기자팀의 역할에 충성한 영화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보스턴 글로브 일간지의 '스포트라이트'라는 집중 취재 기자팀이
신부들의 성폭력과 그를 오랜 기간 감춰온 가톨릭 종교계의 비리를 파헤치는 내용이었다.
사건은 새로운 국장이 전임해 온 것부터 시작이다.
그가 성당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작은 기사들에 대해 후속 취재를 요구하면서 집중 취재가 시작된다.
팀 내 시작은 다소 '그런 걸 뭐 굳이'라는 기분으로 취재를 시작한다.
이전 기사의 자료 소스 제공자들도 평판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재를 시작하고 기자들의 태도는 달라졌다.
팀플레이가 시작되고, 보스턴을 샅샅이 뒤지는 정도였다.
피해자들을 인터뷰하고 신부 명부를 하나하나 뒤지는 작업을 했다.
처음에는 3명의 신부의 가해자가 의심되는 상황이었고, 13명으로 늘었는데, 이내 80여 명에 이르는 신부가 연루된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일을 일으킨 신부를 파면시키지 않고 다른 곳으로 전근 시키면서 가톨릭 계가 이런 일을 덮어왔다는 것이다. 사실 종교계의 성문제를 기사화시킨 영화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 만들었으면 분명 자극적인 내용이 들어갔을 것이다. 신부를 어떤 모양으로 묘사하고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는 어떤 방법들, 이런 것들일 화면에 담아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것이 없다. 가해자 신부에 대한 어떤 이미지도 남기지 않았고 그저 피해자의 진술만 있었을 뿐이다.
이런 사실들을 덮으려던 가톨릭 고위층의 태도에 대해서도 장면으로 이미지를 남기지 않았다. 서술적인 입장, 처음에 기사를 시작하기 전에 만나보는 입장으로서의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어쩌면 자극적인 내용일 수도 있었다. 이목을 더 이끌어내고 파격적이라고도 불려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담백하게 사실만, 그 스포트라이트팀이 어떻게 이 기사들을 이끌어 내고 만들어왔는지 과정들에 충실했다.
요즘 인터넷으로만 기사를 봐서 심층 취재 같은 걸 접하기 어려운 나에게는 그런 내용이 낯설었다.
그렇게 무언가 사회 문제 하나를 깊게 파고 들고 알리는 게 언론인의 역할이라면 응당 기자는 존경받을 만한 직업인 것 같고 또 멋있게 느껴졌다.
보스턴은 어떤 동네인가, 기독교 그 배경을 알아야 더 잘 볼 수 있는 영화
영화를 보면서 또한 느낀 것은 기자나 취재당하던 변호사(가톨릭교를 대신해서 피해자들과 합의해 왔던)나 모두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는 거다. 그들은 이 기사가 퍼지면 어떤 일들이 있을지 알았다.
아마 모두 성당은 잘 안나가지만 천주교가 대대로 이어져왔던 미국의 보수적인 동네 보스턴에서 일어난 일이라 그랬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따뜻한 크리스마스도 즐거운 부활절도 온전히 누릴 수 없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가톡릭에서 이것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도 그런 신부들을 방출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 신자들은 전과 동일한 마음으로 성당에서 미사 드릴 수 있을 것인가.
개개인의 일탈이 아니고 이것은 종교 전체의 문제였다.
그리고 그 종교는 지역의 뿌리깊은 전통이었다.
단지 권력을 교회가 갖고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기자들의 마음도 전해지기도 했다.
약간 우리 나라는 종교계의 비리나 문제가 터지면 그럼 그렇지 하는 모습이 있다. 한 종교가 문화와 역사의 뿌리가 되는 우리나라에서는 꽤나 종교계에 비판적으로 보는 것이다.
물론 교회와 성당의 이미지는 약간 다른 것 같지만 대체로 종교인을 도덕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 이런 배경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더 잘 이해되는 영화인 것 같다.
이 실화로 그 뒤에도 많은 지역에서 비슷한 사례들을 더 발굴해냈고(?) 그간 덮어왔던 문제를 수면으로 이끌어 내는 데에 성공한 것 같다. 그래서 세계 전역에서 아동 성학대 사례가 마지막 크레디트에 나오는 데 정말 많았다.
이 일로 종교에 대해 씁쓸한 마음을 갖게 된 이도 많겠지만, 종교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을 더 크게 문제로 여기면 안 된다. 우리는 피해자 한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알아야 된다. 그리고 이런 대형 사건이 굳이 외부인(유대교 국장)이 아니라 내부에서도 밝힐 수 있었던 것을 돌아보며(이번 취재 주역인 주인공이 예전에 아무렇지도 않게 쪽기사로 내보낸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개인의 일탈이려니 하고 생각하고 무의식 중에 넘어갔던 것) 다시금 언론인으로서의 마음 가짐을 다지는 듯한 걸로 마무리된다.
언론이 가진 영향력, 해야 할 역할, 그리고 팀워크에 온전히 집중하여 과하지 않고 좋은 연기로 잘 만든 영화
과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할 만하다.(제88회 아카데미 수상식)
시원하고 탄탄한 구조의 영화를 원하신다면
자극적인 거 지쳤고 스토리에 집중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