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김기창, 민병훈, 정영문
- 출판
- 민음사
- 출판일
- 2022.07.20
워터 프루프 북이라니!!
욕조에서 물을 책에 담그며 볼 수 있다.
수영장에 피서 가서 책을 마음껏 읽다가 수영장 바닥에 떨어뜨려도 괜찮다!
마음껏 그러라는 이 책은 말 그대로 워터 프루프 북
[우리가 푸른 물에 가까이 가면]
이 책은 두 권이 시리즈인데 첫 번째 책은 가족을 주제로, 두 번째 책은 푸른 물을 주제로 하는 단편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두 번째 시리즈인 이 책에는
천국의 초저녁 - 김기창
여섯 명의 블루 - 민병훈
물오리 사냥 - 정영문
세 소설이 있다.
크기도 작은 데다가 100쪽이 안 되어서 분량이 아주 길지도 않다.
이 책을 아쉽게도, 나는 빌려서 읽는 거라 차마 물에 넣어보지 못했다.(그럴 거면 왜 워터 프루프라고 좋아했냐고???!!)
(그렇다. 나는 아주 소심한 사람이다. ㅜㅜ)
그래도 종이의 질감이 이색적인게, 아이들이 물붓으로 그림 색칠하고 마르면 또 색칠하고 할 수 있는 딱 그 재질 느낌이 난다.
책의 겉모양새와 특이한 재질에 대해서는 이만하도록 하고,

수록된 소설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물에 대한 느낌보다는 좀 다른 이미지로 물에 접근하고 있다. 그래서 새삼 물에 대해 생각하며 읽게 된다.
첫번재 [천국의 초저녁]은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회피하는 아내와 어떻게든 몰디브의 바닷가에서 휴가를 보내고 싶은 남편의 짧은 이야기다. 아내를 설득해 보려고 아름다운 바다의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남편, 그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이미지다. 하지만 아내에게는 그 푸른 물이 아름다운 이미지보다는 낯설고 위험하다. 환경오염으로 몰디브가 몇십 년 내에 잠길 수 있다는 말에도 남편은 어서 그전에 가봐야 한다는 입장이고, 아내는 비행기를 타고 들어가는 것이 결국 환경오염을 촉진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이다.
두번째 소설 [여섯 명의 블루]는 서핑을 하러 떠난 '너'가 서핑하다가 실종되어 방부처리된 시신으로 돌아오게 된 이야기다. 바다를 즐기고 서핑을 하러 떠났지만 어느 순간 연락이 닿질 않고, 실종되었다. 그저 연락을 끊은 줄 알았는데, 실종된 그가 바다에서 발견되어 특수화물로 고국으로 돌아온다. 그 시신을 마중하러 가는 모습을 소설로 그려냈는데, 여기서의 물은 무엇일까. 꿈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 꿈에 잠식되어 버리는 그런 물인 걸까.
세 번째 소설 [물오리 사냥]은 실종자를 찾아 나섰다가 실종된 자를 찾으러 가다가 물가에서 쉬는 대원들의 이야기다. 이 소설은 참 흐름을 끊지도 않고 목적 없이 제멋대로 흐르지만 한 방향으로 결국 흘러가는 물 수면을 보는 것 같은 형식을 갖고 있다. 대원들의 이야기는 목적없이 흘러가는 것 같고, 주제가 쉽사리 바뀌며 통일된 주제도 없는 것 같아 보인다. 문단의 쉼도 없이 이어지는 이들의 이야기는 몰입성이 있는 기승전결이 없는 것 같은데, 또 그 이어진문장들이 읽는 나의 호흡도 쉼 없이 이어가게 만들었다. 독특한 느낌의 소설인데 제일 인상 깊었다.
어느 누군가가 이 책을 읽고 물에 반쯤 담아서 어떻게 젖어있는지 보여주면 좋겠다. 나는 소심해서 물 한 방울 안 떨어뜨려봤으므로...
지금은 휴가철이 끝나가지만 해외의 어느 휴양지로 피서 갈 때, 부피도 작고 하니 캐리어에 쏙 넣어가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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