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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꾸리는 법] 윤성근 / 책방 여는 게 소원이신가요?

by 도서관은맑음 2023.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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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서점 하나 열어 느긋하게 책 읽으며 살고 싶은 그대에게

 

 
작은 책방 꾸리는 법
십 년 넘게 한 자리에서 작은 책방을 알뜰살뜰 꾸려 온 경험 많은 책방지기가 들려주는 작은 책방 꾸리는 법. 책방 일을 쉽지 않다. 수익도 많이 나지 않아 스스로 동기부여하며 일해야 할 때도 많다. 어떤 마음과 태도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해야 책방을 잘 꾸려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저자는 주인장 혼자 꾸려 나가기에 적당한 책방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책방으로 쓸 공간을 임대할 때는 어떤 조건들을 따져 봐야 하는지, 서가는 어떻게 꾸며야 하고 인테리어는 어떻게 해야 좋은지, 어떤 이벤트에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고, 홍보는 며칠 전부터 해야 하는지 등, 초보 책방지기라면 누구든 궁금해할 질문들을 거의 모두 다뤘다. 하지만 모름지기 대형 서점이 아니라 작은 책방이라면 무엇보다 주변의 신뢰를 쌓는 일이 가장 먼저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형 서점에서 주목받지 못해 출간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묻히고 잊히는 책이 다시 생명력을 얻는 공간, 책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고 가장 필요로 할 사람이 왔을 때 얼른 내어줄 수 있는 눈 밝은 사람들이 일하는 공간,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뭐든 읽고 싶어 찾아갔을 때 나에게 뭔가를 자신 있게 권해줄 책방지기가 있는 공간이 작은 책방의 진정한 모습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
윤성근
출판
유유
출판일
2019.06.24

 

 작년에 일을 그만 두기 전, 책방을 해보겠다는 계획을 세워본 적이 있다.

 물론 생각해보니까 한 가게에서 계속 내 몸이 묶여있는 것은 딱히 내가 원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포기했다.

 나처럼 책을 좋아하고 조용한 동네 책방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책방 사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독립 서점이나 자기만의 색깔을 갖춘 작은 서점들도 많이 생겨나는 추세다.

 

 과연 잘 되는 책방을 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책방 운영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단순한 로망으로 '책방이나 하나 열까?' 말하는 이에게 잔소리를 하는 책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만큼 책방에 대한 애정이 있고, 진짜로 책방을 꾸리고 싶다면 잘 생각해보아야 할 요소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고 있어서 책방을 열어볼까 하는 사람이나 책방은 어떻게 돌아갈까 궁금한 사람들이 있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책방을 열 때는 컨셉과 방향을 갖고 시작하라

 책방은 하나의 컨셉을 가지고 전체적인 인테리어나 앞으로 꾸밀 독서모임 등 이벤트의 방향, 들일 책의 선정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작은 공간에 많고 다양한 책을 모두 구비해놓을 수는 없다. 

 작가가 운영하는 '이상한나라의 헌책방'은 처음 가게의 위치가 지하여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지하 굴 속에 들어가는 것 같은 모양으로 인테리어 컨셉을 잡았다고 했다. 그래서 책방이름도 그에 맞게 지었고 책방주인도 컨셉에 맞게 복장을 입는다.

 독특한 컨셉이 있다는 것은 책방을 찾는 사람들에게 재미요소가 될 수도 있고 그 컨셉과 손님의 취향이 잘 맞다면 그 손님을 단골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내가 자주 가는 <열다 책방>도 책방주인이 건축학을 공부해서 관련 도서들이 많은 편이다.  

 만약에 내가 책방을 낸다면 어떤 컨셉트를 잡고 시작할 수 있을까?

 나의 친구가 운영하는 용인의 <반달서림>도 입고 알림을 보면 늘 친구의 취향이 묻어나는 책들이다.

 나는 그래도 나름 책을 다양하게 읽는 것 같기도 한데, 아직 어느 분야를 정하기에는 좀 어려운 것 같다.

<열다책방> 위치 ↑    

인천광역시 연수구 앵고개로264번길 30-3 3층 안쪽

 

<반달서림> 위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4로 22 상가동 201호

 

 

책방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들

 대형 서점만큼 다양한 책도 없고 인터넷 서점처럼 굿즈도 챙겨줄 수 없는 작은 책방은 어떻게 손님을 꾸준히 유입시킬 수 있을까? 동네 책방인 만큼 손님들이 직접 책 추천을 하거나 코멘터리를 남겨 놓는 방법, 독서모임이나 북토크 등의 이벤트를 여는 방법, SNS를 사용하여 홍보하는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상 책방은 책만 팔아서는 유지가 어렵다. 그래서 각종 독서모임이나 북토크를 하며 이벤트로 수입을 많이 벌기도 한다는데, 사실 아주 유명한 작가가 아니더라도 작가와 직접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없는 일반 독자들은 이런 모임들에 참여하다가 책방의 단골이 되기도 한다. 나도 <열다 책방>의 북토크에 참가하고 글쓰기 강의에 참여했고 늘 어떤 책모임이 있는지 인스타로 팔로 하고 있다. 내가 갈만한 게 있나 하면서. 

 

열다 책방의 인스타그램
매달 행사가 있다.

 

 

책방의 이상한(?) 손님들과의 에피소드

 책방에는 책을 읽는 손님들이 오시니까 교양있는 사람들만 올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이 가나보다. 서점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지인의) 에피소드로 이런 손님들도 온다~며 소개하고 있다.

 

 사실 편의점이나 술을 파는 슈퍼나 밤늦게 여는 카페라면 진상손님들을 상상할 수 있지만 책방에 책을 훔쳐가는 손님이나, 책은 안사고 빌리려는 가짜 단골(??)이나 이런 분들이 있다는 게 사실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의외로 이 책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었다. 

 

책방으로 먹고 살 수 있나

 책방으로 사실상 월급만큼의 수익을 기대한다는 건 매우 어렵다. 그래서 투 잡을 많이 하는데, 그에 대한 당부의 내용도 있고, 책방의 아이덴티티란 사실 책방주인의 그것과 매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인데, 아 정말 책방을 해서 돈은 못 벌겠구나 하는 걸 많이 느꼈다.

실제로 찾아가려고 책방을 검색했을 때 꽤나 많은 곳이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주인이 거기 하루 종일 있는다고 운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럴까?

그럼에도 나는 책방 가는 것을 좋아하니까 근처 책방 사장님들이 잘 운영해서 오래 유지하셨으면 좋겠다. 

 

25. 나는 작은 책방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믿는다.
38. 작은 책방은 그저 작은 가게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리가 사는 공동체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세상을 숨 쉬게 만드는 실핏줄이다. .... 수많은 '책'게바라들이여. 우리 모두 한 손에는 책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고양이 궁둥이를 팡팡 두들기면서 한여름 꽃처럼 활짝 필 작은 책방을 시작해 보자!
86. 혼자서 다 하려고 하지 말길 바란다. 일을 나눌 수 있는 믿음 가는 여러 이웃을 책방 곁에 둔다는 건 그만큼 그 지역에서 점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이기도 하니까.
139. 둘째, 책방에서 책 아닌 다른 물건을 팔고 싶다면 그것은 '가격을 비교할 수 없는 아이템'이어야 한다.
139. 책방 이외의 일이 아무리 수입이 많다고 하더라도 책방을 2순위로 미루면 안 된다.
157. 하지만 작은 책방은 유행이 아니라 현상이다. 지금 이 사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가치들을 품을 수 있는 형태로, 작은 책방은 조금씩 움트고 있다.

 

이 책을 읽을 다른 이들에게

 

 책방을 꾸릴 생각을 잠시라도 했다면, 햇볕이 드는 따뜻한 가게에서, 나와 결이 비슷한 손님들을 맞으며, 책을 편안하게 읽으면서, 마음껏 책과 함께 한 공간을 상상했던 나랑 비슷한 이들에게

 혹은 진짜 책방을 꾸릴 당장 행동하고 싶은 미래의 책방 주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그리고 책방 창업에 성공했다면 당신의 가게도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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